• 1. Primers of renal pathology interpre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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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범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 도입
신장병리는 병리학을 전공한 사람들에게도 낯설고 쉽지 않은 영역이다. 정상 조직과 현저히 다른 형태를 보이는 새로운 세포를 관찰하고 진단하는 종양과 달리 신장병은 신장에 원래 존재하는 세포가 늘어나거나 재배치되어 발생하기 때문에 변화를 인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때가 많으며, 발생한 변화가 어떤 임상적 의의를 가지는지 지식을 쌓지 않고는 올바른 진단에 이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장에서는 신장병리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본지식을 설명하고 신장병에서 자주 보이는 조직학적 소견을 설명하여 다음 장들에서 각각의 질병을 설명할 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번 장의 내용은 매우 기본적인 것들이지만, 신장병을 병태생리의 관점에서 깊이 이해하려 하거나 아직 정립되지 않은 영역에 대한 논의를 따라잡으려 할 때 필요한 중요한 지식이기도 하다.
  • 1. 신장병리의 기본 술기

조직 allocation

신장생검을 시행한 후 광학현미경(light microscopy, LM), 면역형광현미경(immunofluorescence microscopy, IF), 전자현미경(electron microscopy, EM)용 조직을 분리해야 한다. 이 작업은 기관에 따라 생검을 시행한 임상과에서 하기도 하고 병리과에서 하기도 한다. 1 생검한 코어를 아무 염색 없이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아래 그림(그림1)과 같이 사구체가 주변과 구별되는 구 또는 적혈구가 가득 찬 붉은 구 형태로 보인다. EM 검사는 1-2개의 사구체를 포함한 1mm3 의 조직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채취한다. 조직을 자를 때는 날카로운 면도날로 단번에 잘라 손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채취한 조직은 전자현미경용 고정액에 담가 보관한다. IF를 위해서는 4-5개의 사구체가 필요하며 잘라낸 조직은 즉각 동결절편한다. 나머지 조직은 LM을 위해 파라핀 블록 제작용 고정액(보통 paraformaldehyde)에 담근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충분한 조직이 얻어지지 않았을 때는 임상적 감별진단에 따라 검사의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IgA nephropathy가 의심될 때는 IF용 조직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minimal change disease와 focal segmental glomerulosclerosis를 감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충분한 양의 LM용 조직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 1-1. 화살표는 사구체>


1 누가 하든 뜻하지 않게 사구체가 없는 조직이 발생하는 사태는 언젠가 반드시 발생한다. IF나 EM에 보낸 사구체가 모두 sclerosis를 보여 검사의 의미가 없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경우 대체수단(salvage technique)이 없는 것은 아니다. LM에 사용한 파라핀 블록을 추가 절편하여 IF를 시행할 경우 sensitivity, specificity가 현저히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 때 pronase 등의 enzyme으로 전처치를 한 후 염색을 하면 처음부터 동결절편한 조직에서 시행한 염색과 유사한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이 보고되었다. EM도 파라핀 블록 조직을 이용해 할 수는 있으나 이 때는 매우 심각한 artifact가 발생하기 때문에 면역복합체 존재 여부 등 매우 기초적인 해석 이상은 힘든 경우가 많다. 조직 allocation을 병리과에서 하는 기관이라면 IF에 사구체가 포함되지 않은 경우 병리과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미리미리 salvage technique을 준비해 두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임상과가 allocation까지 하는 기관이라면 이 문제에 대해 병리과와 미리 상의를 하도록 하자.

광학현미경 검사

슬라이드를 제작하는 방법이나 염색의 protocol은 자세히 알 필요가 없으나 신장병리에서 Hematoxylin & Eosin (H&E) 염색 이외에도 다양한 염색을 추가하는 이유와 여러 장의 연속절편을 제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일반 병리에서는 H&E가 기본 염색이고 대부분의 진단은 이 염색만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신장병리에서는 Periodic-acid Schiff (PAS) 2 염색이 기본이다. 또한 silver를 침착시키는 염색(다양한 variation이 있어서 기관마다 구체적 항목은 다르다)과 trichrome 염색(역시 다양한 variation이 있다)을 추가한다. 따라서 PAS-H&E-Silver-Trichrome 총 4장의 염색이 기본 한 세트를 이루게 된다. 이와 같이 다양한 염색을 하는 이유를 그림2가 보여준다. H&E는 사구체 기저막(glomerular basement membrane, GBM)의 안과 밖에 있는 podocyte와 endothelial cell을 모두 같은 농도로 염색하기 때문에 GBM의 두께가 실제보다 과장되어 보인다. PAS는 세포보다 GBM을 강하게 염색해 주기 때문에 GBM의 두께 변화를 판단하기가 더 쉽다. Silver는 세포 성분은 무시하고 오로지 GBM을 염색하기 때문에(PAMS 등 silver 염색의 variation들은 세포에 counter stain을 넣어준다. 그러나 GBM이 까맣게 염색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GBM의 두께 변화뿐 아니라 spike, double contour 등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게 해 준다. Trichrome 기반 염색은 사구체 내에 침착한 면역복합체를 붉게 염색하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섬유화된 부위를 진한 파란색으로 염색하기 때문에 interstitial fibrosis를 확인하기에 용이하다. 이와 같이 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 염색을 복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 그림 1-2. H&E, PAS, Silver 염색의 특성 비교. >

  • 전자현미경에서 GBM의 위쪽은 podocyte foot process,
  • 아래쪽은 endothelial cell cytoplasm이다.
  • H&E 염색으로는 셋이 구분되지 않는다.
  • PAS와 silver 염색은 GBM을 강조해준다.


2 병리 전공자들은 ‘P-A-S’라고 읽는다. 타 과목 전공자들은 대부분 ‘파스’라고 읽는다. 이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이다. 학회 구연에서 PAS를 어떻게 읽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배경 전공을 알 수 있다.

절편의 문제를 이야기해 보자. 파라핀 블록에 포매한 조직을 microtome을 사용해 박절한 후 염색하는데 일반 병리에서는 4 um 두께의 절편이 필요하다. 그러나 신장병리에서는 2-3 um 두께로 박절하는 것이 표준이다. 조직의 두께가 두꺼워지면 세포가 겹쳐 보여 cellularity 판단에 혼란을 주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4가지 염색을 하려면 4장의 연속절편이 필요하다. 그러나 보통은 4장 한 세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염색을 2-3차례 반복하여 2-3세트의 염색 슬라이드를 만든다.

- 아래는 우리 기관에서 사용하는 방법이다. (아래 숫자는 연속절편한 순서)

  • 1: PAS
  • 2: H&E
  • 3: Silver
  • 4: Trichrome
  • 5: Unstained
  • 6: PAS
  • 7: H&E
  • 8: Silver
  • 9: Trichrome
  • 10: Unstained
  • 11: PAS
  • 12: H&E
  • 13: Silver
  • 14: Trichrome
  • 15: Unstained

총 15장의 연속절편을 만들어서 4종 염색을 각 3회 반복한다. 사이 사이 염색하지 않은 슬라이드(unstained)는 혹시 있을 수 있는 면역조직화학염색 등 추가 검사를 위해 보관한다. 이와 같이 연속절편을 제작하는 이유는 사구체가 평면이 아닌 구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번 슬라이드에서 전체 사구체가 sclerosis인 것처럼 보였던 사구체가 3번 슬라이드에서는 경화되지 않은 capillary loop을 가지고 있다면 이 사구체의 병변은 global sclerosis가 아니라 segmental sclerosis이다.

면역형광현미경 검사

급속냉동시킨 조직을 연속절편하여 각각의 절편에 IgG, IgM, IgA, C3, C4, C1q, kappa light chain, lambda light chain에 대한 항체를 뿌려준다. 항체는 FITC로 tagging되어 있기 때문에 형광 아래에서 밝은 green color를 발한다. 항체 목록은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Immunoglobulin 3종은 반드시 포함해야 하고 보체 경로 중에는 C3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며 C4와 C1q는 둘 중 하나만 (보통은 C1q를 시행) 포함되어도 충분하다.

전자현미경 검사

전자현미경의 자세한 술기는 생략하겠다. 사구체 1-2개를 포함한 작은 조직을 EM fixative에 넣어 EM lab에 보내면 된다.
  • 2. 광학현미경 판독을 위한 기본 지식

정상 사구체

정상을 자신 있게 정상이라고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일부 질병은 광학현미경에서 정상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 아닌 특징이기도 하다. 사구체가 정상인지 여부를 평가하려면 GBM의 두께와 모양, 사구체 모세혈관 내강의 유지 여부, 각 구성성분의 세포 밀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우선 GBM의 두께는 정량적으로 말하자면 남자 성인은 370±50 nm, 여자 성인은 320±50 nm일 때를 정상이라 하지만 3 이것은 EM에서나 측정 가능한 것이고 LM에서는 다음 두 장의 사진을 비교하여 정상과 비정상을 직관적으로 파악하자.
3 J Am Soc Nephrol 2006; 17: 813-22.

<그림 1-3. 정상 두께의 GBM(좌)과 두꺼워진 GBM(우)>


매우 민감한 수준의 두께 변화를 판단하는 일은 병리 전문의에게 맡기고 그보다는 spike나 double contour 등 현저한 변화를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자. 둘째로, 정상 사구체 모세혈관의 내강에서는 혈관 벽에 붙어있는 endothelial cell의 핵이 간혹 보일 수 있고 염증세포도 소수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혈관 내강은 세포가 없는 상태로 청명하게 비어있어야 한다. 세포 수의 증가를 민감하게 세어야 할 또 하나의 부분은 mesangium이다. Mesangium의 세포 밀도는 2-3개의 사구체 모세혈관을 붙들고 있는 한 단위의 mesangium (그림 4의 붉은 동그라미) 내에서 각각 세어야 하는데 정상 사구체의 mesangium당 세포의 수는 3개 미만이다.

  • <그림 1-4.>
  • Mesangial cellularity는 단위 mesangium당 세포의 수로 판정한다.
  • 붉은 동그라미는 정상 mesangial cellularity.
  • 검은 네모는 mesangial hypercellularity.


Diffuse vs. Focal / Global vs. Segmental

이 용어들의 차이는 학생 시절부터 못이 박히도록 들었겠지만 중요하니 다시 한 번 설명하자면 diffuse와 focal은 생검에 포함된 사구체들을 모두 볼 때 대부분의 사구체에 병변이 있느냐(diffuse) 아니면 일부의 사구체에만 병변이 있느냐(focal)를 묘사하는 용어이고, global과 segmental은 병변이 있는 하나의 사구체만 볼 때 사구체 전체가 병변에 침범당하였느냐(global) 아니면 일부분만 침범당하고 아직 정상인 부분이 여전히 존재하느냐(segmental)를 묘사하는 용어이다. 간단하지만 의외로 헷갈린다. Focal segmental glomerulosclerosis (FSGS)라는 유명한 진단명을 떠올리면 focal과 segmental이 서로 다른 영역의 용어임을 감지할 수 있고 각각의 반대말이 무엇인지도 이어서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Sclerosis

다른 조직에서는 섬유화(fibrosis)라고 부르는 현상을 사구체에서는 경화(sclerosis)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sclerosis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은 extracellular matrix의 증가이다. Sclerosis는 global sclerosis와 segmental sclerosis가 있다. Global sclerosis는 병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신장질환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global sclerosis는 얼마든지 발견될 수 있다. 그러나 segmental sclerosis는 단 하나만 나와도 비정상이다.

Mesangial hypercellularity

단위 mesangium당 세포의 수가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 정상 사구체에서는 단위 mesangium당 1-2개의 세포가 보일 뿐이다. 3개 이상의 세포가 보일 때 mesangial hypercellularity가 있다고 묘사하는데(그림 4의 검은 네모) IgA nephropathy의 Oxford classification에서는 단위 mesangium당 4개 이상의 세포가 있을 때를, lupus nephritis의 ISN/RPS classification에서는 3개 이상의 세포가 있을 때를 mesangial hypercellualrity로 정의하고 있다. 미묘하고 임상적으로 별 의미 없는 차이이므로 장차 두 분류법 간에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 분명하다. Mesangial hypercellularity는 많은 경우 mesangium 내에 immune complex가 침착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Endocapillary hypercellularity

사구체 모세혈관 내에 세포의 수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염증세포의 침윤이다. 사구체 모세혈관의 endothelial cell이 활성화되어 adhesion molecule이 새롭게 발현되거나 세포 표면으로 이동하면 leukocyte recruitment가 일어나 사구체 모세혈관이 염증세포로 바글거리게 된다. 그러므로 이 현상의 배후에는 즉각 endothelial cell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위치, 즉 subdoenthelial space의 면역복합체 침착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Extracapillary hypercellularity (=crescent)

사구체 모세혈관의 바깥쪽에서 세포가 증식한다는 말은 증식한 세포가 urinary space를 메운다는 의미이다. Podocyte가 증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고 (collapsing type FSGS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 이 마저도 진짜 podocyte proliferation인지 의심받고 있음) 주로 증식하는 세포는 Bowman’s capsule을 덮고 있는 parietal epithelial cell (PEC)이다. 이 세포가 증식하였을 때 전체적인 모양이 초승달처럼 되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경우를 crescent라고 부른다.

<그림 1-5.>

Parietal epithelial cell이 증식하여 crescent (이 사구체에서는 초승달 단계를 지나 원형을 이룸)를 형성.


Fibrinoid necrosis

병리학에서 -oid라는 말을 사용할 때는 -를 닮았다는 뜻이다. Fibrinoid라는 말은 fibrin처럼 보인다는 뜻이지 그 물질이 반드시 fibrin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혈관의 괴사가 혈관 전층을 침범할 정도로 광범위하고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plasma의 단백이 혈관을 통해 빠져나가서 H&E 염색상 수분을 머금은 듯한 빨간 색으로 보이는 경우, 이것이 마치 fibrin처럼 보인다고 하여 fibrinoid necrosis라는 용어를 사용해 기술하였다. 비슷한 현상이 GBM에서 벌어질 때도 같은 말을 쓴다. 여러 원인에 의해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지만 특히 ANCA 등에 의한 혈관염이 있을 경우, lupus 등으로 인해 면역복합체가 대량으로 침착하여 심한 괴사가 일어날 경우 등에서 흔히 관찰된다.

Double contour, spike

이 두 변화는 PAS 염색에서도 볼 수 있지만 그보다 silver 염색에서 잘 보인다. Double contour (=”tram track sign”)은 GBM이 두 겹이 되는 현상이다. Immune complex가 subendothelial space에 침착할 때 주로 일어나는 현상이며 자세한 설명은 아래 전자현미경 부분을 참조하자. Spike (그림 6)는 capillary loop의 바깥쪽으로 가시가 생기는 현상인데 immune complex가 subepithelial space에 침착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며 대표적인 병은 membranous nephropathy이다. 그림 7에서 subepithelial deposit과 spike의 관계를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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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6. Silver 염색에서 보이는 spike. 오른쪽 사진은 spike가 완전하게 생기기 전 immune complex로 인해 울퉁불퉁해진 GBM을 en face로 보게 될 때의 장면이다.>


<그림 1-7. Subepithelial immune complex deposit과 이로 인한 GBM의 spike 형성. GBM의 바깥쪽에 immune complex (검은 화살표)가 침착하면 사이사이로 GBM이 자라들어간다. Silver 염색은 GBM 자체를 검은색으로 염색하므로 이 부분이 spike로 보인다. >


  • 3. 면역형광현미경 판독을 위한 기본지식
IF 소견을 묘사할 때는 다음 세 가지 요소를 생각해야 한다.
  • 첫째, 제목이 무엇인가? IgG, IgA,…. 슬라이드의 레이블을 봐야 알 수 있다.
  • 둘째, 침착의 위치가 어디인가? Capillary loop을 따라 침착하는 경우와 mesangium에 침착하는 경우가 있다.
  • 셋째, 침착의 패턴은? Granular pattern과 linear pattern이 있다.

이 세가지를 조합하여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IgG가 capillary loop을 따라 granular pattern의 침착을 보인다.” 대표적인 IF 침착의 모습을 그림 8에 모아두었다. EM 부분에서 설명할 내용이지만 capillary loop을 따라가는 침착은 GBM 바깥쪽에 침착하는 subepithelial deposit과 안쪽에 침착하는 subendothelial deposit 둘로 나뉜다. IF에서는 이 둘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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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8. A) Mesangial deposit / B) Linear capillary deposit / C) _  / D) Granular capillary deposit>


Mesangium 침착은 무조건 granular 하기 때문에 capillary loop을 따라 침착하였을 때만 granular/linear를 구분하면 된다. Granular deposit이 보일 때는 immune complex 입자의 크기가 상당히(EM에서 주위보다 밀도가 높은 덩어리로 보일 정도로)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혈류 내에서 antigen-antibody가 결합하여 immune complex를 형성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complex가 특정 조건을 가진 조직을 만나 침착하는 경우(즉, type III hypersensitivity)에는 granular deposit이 생긴다. 반면에 조직 내에 존재하는 in situ antigen에 circulating antibody가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경우(즉, type II hypersensitivity)에는 antigen의 성상과 분포에 따라 linear deposit 또는 granular deposit이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anti-GBM antibody disease의 경우 GBM의 구성성분인 collagen type IV의 α3 subunit을 타겟으로 하는 IgG autoantibody가 신장에 침착하는데, 타겟 antigen이 GBM을 따라 매우 조밀하게 분포하고 있으므로 IF에서는 linear deposit으로 보인다. EM에서는 무엇이 보일까? 타겟 antigen은 GBM의 구성성분이니 GBM에 파묻혀 있을 것이고, 여기 결합한 IgG 자체는 EM으로도 보이지 않는 물질이기 때문에 결국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같은 type II hypersensitivity라도 이와 대조적으로 granular deposit을 만드는 대표적인 예가 membranous nephropathy (MN) 중 primary MN이다. Primary MN는 M-type phospholipase A2 receptor (PLA2R)에 대한 autoantibody로 인해 발생하는데, PLA2R이 podocyte의 바닥 쪽에 불규칙하게 덩어리져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antibody가 결합하면 granular deposit이 만들어지고 이 때 만들어지는 immune complex는 크기가 충분히 커서 EM에서도 전자고밀도(electron-dense) 물질 덩어리로 관찰된다. 결국 type III hypersensitivty에 의해 만들어지는 immune complex와 구분할 수 없는 complex가 만들어지는 것이다.4 다행히도 linear deposit을 만드는 병은 수가 그리 많지 않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의과대학생이라면 linear deposit을 보이는 병은 anti-GBM antibody disease 하나뿐이라고 기억하자. 만일 당신이 전공의 이상의 신분이라면 linear deposit을 보이는 병은 anti-GBM antibody disease, light chain deposition disease, 그리고 DM nephropathy 세가지라고 기억하자. 물론 DM nephropathy에서 보이는 linear deposit은 affinity가 증가한 GBM에 IgG가 trapping 된 것일 뿐 antigen-antibody 반응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
4 MN에서 mesangial deposit이 보일 경우 secondary MN일 가능성이 높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라.
  • 4. 전자현미경 판독을 위한 기본지식
전자현미경에서 보이는 구조를 이해하려면 다음의 모식도를 머리 속에 담고 있어야 한다. 의과대학 1학년 때부터 들어 익숙한 내용이긴 하지만 subepithelial (SubEp) space, subendothelial (SubEn) space, mesangial space가 어느 공간을 의미하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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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9. 사구체의 구조 모식도>


SubEp space는 말 그대로 epithelial cell의 아래를 말한다. 이 때의 epithelial cell은 podocyte를 의미한다. Podocyte의 다른 이름이 visceral epithelial cell이기 때문이다. GBM의 입장에서 보면 SubEp space는 GBM의 바깥쪽(urinary space 쪽)을 말한다. 덧붙여 설명하자면 parietal epithelial cell (PEC)은 Bowman’s capsule을 덮고 있는 납작한 상피세포인데, podocyte와 PEC의 이름이 같고 단지 방향(parietal vs. visceral)만 다르다는 점이 시사하듯 podocyte와 PEC은 발생학적 기원이 같다. 이것은 후에 FSGS의 병인을 설명하는데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SubEn space는 endothelial cell의 밑인데 GBM의 입장에서 보면 GBM의 안쪽(capillary lumen 쪽)을 말한다. 결국 SubEp space와 SubEn space는 GBM의 바깥쪽과 안쪽 경계면을 말하는 것이다. 위 모식도에서 직관적으로 이해해야 할 또 하나의 요점은 mesangial space와 SubEn space는 결국 연결되는 공간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잠시 뒤에 SubEn deposit이 있는 질병의 광학현미경 소견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모식도의 내용을 실제 EM 사진과 비교해 보자. 물론 병이 발생하면 이보다 훨씬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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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0. 정상 사구체의 EM 소견. 그림 1-9와 비교하자.>


Immune complex deposit의 위치와 의의

사구체 질환 중 많은 것들이 immune complex에 의해 매개되며, 침착한 immune complex가 조직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는 무엇보다 침착의 위치에 의해 결정된다. 침착할 수 있는 위치는 위에서 언급한 SubEp space, SubEn space, mesangial space 세 군데이다. 각각의 위치에 immune complex 침착이 있을 때
  • 1) 어떤 세포가 영향을 받을 것인지
  • 2) 자극 받은 세포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 3) 어떤 조직학적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 4) 그래서 어떤 임상증상이 나타날 것인지
  • 5) 마지막으로 이 병을 무엇이라 명명할 것인지의 순서로 접근해 보기를 권한다.

의과대학 학생시절 진단명을 먼저 익히고 나서 그 병의 LM, IF, EM 소견, 이어서 임상양상을 열거하는 방식으로, 즉 membranous nephropathy는 SubEp deposit, MPGN은 SubEn deposit 이렇게 외우는 식의 공부를 했을 텐데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는 여러분이 이미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그러니 이번에는 반대의 순서로 해 보자는 것이다.
1) 어떤 세포가 영향을 받을 것인가?
일차적으로 immune complex와 직접 접촉하는 세포가 영향을 받는다. SubEp deposit은 podocyte, SubEn deposit은 endothelial cell, mesangial deposit은 mesangial cell이 영향을 받는다.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SubEn deposit은 위에서 언급했듯 mesangial space와 통하기 때문에 mesangial cell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2) 세포의 반응
Immune complex의 공격을 받았을 때 세포가 보이는 반응은 세포의 고유한 특성이다. Podocyte는 손상을 받으면 증식 없이 죽어버린다. Podocyte가 손상을 받았을 때 제일 먼저 일어나는 변화는 가장 말단의 process, 즉 foot process가 뭉뚝해지고 넓어지는 것이다. 이 현상을 흔히 foot process의 effacement라고 기술한다. 나머지 endothelial cell과 mesangial cell은 활성화되고 증식한다. Endothelial cell의 활성화(activation)라는 말은 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Endothelial cell 표면에 adhesion molecule이 발현하여 WBC와 반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모든 염증반응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사구체 모세혈관 내 염증세포 침윤(endocapillary hypercellularity), complement activation, type III hypersensitivity에 의한 조직 파괴 등 염증에 의해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들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endothelial activation이 일어나는 경우 disease activity가 높아진다.
3) 조직학적 변화
Mesangial deposit이 있는 경우 mesangial cell이 증식하므로 mesangial hypercellularity가 일어난다. SubEp deposit의 경우 세포의 증식은 없이 immune complex 주변, 즉 podocyte와 GBM에만 변화가 일어난다. Podocyte는 손상 받아 사라지고 deposit 사이사이로 GBM이 자라들어가 spike가 만들어진다(그림 7). PAS 염색으로 보면 capillary가 전반적으로 두꺼워진 것으로 보인다. SubEn deposit은 가장 복잡하고 다양한 변화를 일으킨다.
그림 11 을 보면서 차근차근 따라가 보자.
  • 3-1). Endothelial activation에 의해 염증반응이 유발된다. 사구체 capillary 안으로 염증세포가 다량 유입되어 endocapillary hypercellularity 상태가 된다. Endothelial cell 자체도 hypercellularity에 기여할 수 있다. 세포로 가득 찬 capillary 안에서는 complement activation등 일련의 염증반응이 일어난다.

  • 3-2). SubEn deposit은 mesangial proliferation도 일으킨다. 이미 세포로 가득한 capillary와 더불어 심한 mesangial hypercellularity 때문에 거대한 세포 군집의 덩어리가 만들어진다(lobular accentuation).

  • 3-3). 갈 곳이 없어진 mesangial cell은 결국 GBM과 endothelial cell 사이 공간으로 파고든다(mesangial interposition). 홀로 떨어지게 된 endothelial cell 아래쪽에는 새로운 GBM이 만들어져서 결국 두 겹의 GBM이 생겨난다(double contour). 이와 같은 일련의 조직학적 변화를 “membranoproliferative pattern”의 사구체 손상이라고 명명했다. GBM 변화와 세포의 증식이 모두 활발하다는 뜻이다. 그림에 podocyte가 없는 것도 주의하자. 이 정도의 사구체 손상이 일어나면 결국 podocyte도 손상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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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1 >

  • Subendothelial deposit에 의해 일어나는 조직학적 변화(membranoproliferative pattern injury).
  • 1) Endocapillary hypercellularity
  • 2) Mesangial proliferation
  • 3) Mesangial interposition / double contour

4) 임상증상
Podocyte 손상을 가져오는 SubEp deposit은 proteinuria를 주증상으로 보인다. SubEn deposit이 있는 경우 nephritic feature가 우세하게 나타난다. Hypocomplementemia도 주로 SubEn deposit과 연관된다. 어떤 사구체질환이든 SubEn deposit이 추가로 동반되는 경우는 disease activity가 올라가고 나쁜 예후와 연관된다. 대표적인 예가 lupus nephritis이다.
5) 질병명
SubEp deposit을 특징으로 하는 일차성 사구체질환을 membranous nephropathy로 부른다. 이름에 “proliferation”의 개념이 들어가지 않은 것에 주목하자. GBM의 변화만 있을 뿐 세포의 증가는 없는 것이 원칙이다. 반면에 SubEn deposit의 경우는 위에서 설명한 기전에 의해 다양한 세포의 증식이 있고 GBM이 변형된다. Membranoproliferative glomerulonephritis (MPGN)이라는 진단명이 이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Mesangial deposit이 있는 경우는 mesangioproliferative glomerulonephritis라 하면 될 것이다. 그 중 비정상적으로 glycosylation된 IgA가 mesangium에 침착하는 병이 가장 흔하므로 IgA nephropathy가 mesangioproliferative GN의 대명사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각각의 deposit이 실제 EM 사진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실례를 아래 그림에 열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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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 서로 다른 위치에서 electron-dense deposit으로 관찰되는 immune comple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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